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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절제된 모습으로 재개하기를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절제된 모습으로 재개하기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MBC 출입기자와 대통령 비서관이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을 뜻한다. MBC 기자는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가 한미동맹을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아주 악의적인 행태 때문”이라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예의가 아니다”라고 하자 기자는 “군사정권이냐”고 맞받아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때와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도어스테핑은 ‘직접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만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것도 국정 현안에 대한 통치권자의 뜻이 이른바 문고리 권력을 통해 굴절, 왜곡되지 않고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돼야 한다는 소신의 발로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과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구중궁궐에 틀어박혀 민심에 귀를 열지 않았던 전임자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듯했다.

도어스테핑은 과거 대통령의 권위주의로 일관했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권력과 언론의 상생이라는 순기능 또한 컸다. 하지만 도어스테핑 중단은 가벼이 보고 넘길 사안은 아니다. MBC 기자의 행태가 도를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이유로 대국민소통 창구를 닫는 것은 과잉대응일 뿐이다. 기자들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예 없앤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도어스테핑이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발언들로 국정 운영에 일부 혼선을 주기는 했지만 대통령의 대국민소통 창구로서 나름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도어스테핑 방식을 보완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정부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정례 및 수시 기자회견을 갖고 정제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하는 방식 등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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