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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한·중 정상회담의 진실
오피니언 칼럼

[중국通] 발리 한·중 정상회담의 진실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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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회담이 15일 한국시간 오후 6시 20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거행됐다. 한국이 절실히 희망했던 회담이다. 20개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발리로 가기 전부터 계속된 국내 언론의 한·중 정상회담 여부 질문에 대통령실은 결정된 것은 없고 한번 보기만 해달라고 하면서 여운을 남겼다.

결국 자존심 상하는 회담은 진행됐고 한국 정부가 확답을 주지 않은 이유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이 직접 참석을 정하고부터 이번 20개국 정상회담에서 요청이 오는 국가의 수반을 다 만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대신 자기들이 원하는 시간과 날짜를 잡을 것이며 각국의 사정을 감안, 현지에서 통보하겠다고 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당의 모 인사가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성사시켰으며 대단한 성과라고 자화자찬했다. 진정 회담의 형식과 내용을 알고 말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2년 11개월 만에 한·중 정상이 만나니 안 만난 것보다는 조금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알게 된다면 유감스러운 면이 적지 않다. 회담 형식만 봐도 국내 언론과 중국 언론의 보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한국 언론은 TV만 봐도 호들갑을 떨면서 두 꼭지 이상의 보도 형태가 많았다. 분석 기사도 넘쳤다. 체제가 달라 언론환경을 고려해도 중국은 중앙 CCTV 보도 단 1분 45초 정도이며 그중 1분 23초는 시진핑이 얘기한 내용이고 20초 정도 윤 대통령의 말이다. 신문은 영자지 전문가 한 줄의 평가 정도다.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아예 그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각국의 정상들을 불러들여 놓고 양쪽에 각국마다 수행원 4~8명씩 앉아 마주 보고 회담을 진행했다. 당일 시진핑이 불러 만난 정상들 중 4번째였다. 한국시간 6시에 하자 통보해놓고 그것도 모자라 앞 회담이 밀려 20분이나 통보 시간보다 늦게 진행된 것이다.

한국 대통령은 각국 정상 중 한 명에 불과한 만남을 가졌을 뿐이다. 먼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그리고 한국 대통령 다음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스페인 순으로 시진핑을 만나 회담이라는 형식을 취했고 15일 당일 오후 각국 정상 중 형식적으로 시진핑을 만나 25분 통역을 포함한 대면을 한 것이다. 미·중 회담과 같이 원하는 얘기를 다 한 것이 아니고 너희들이 만나자 하니 얼굴 한번 보자고 꾸린 접촉이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한국이 그렇게 소망한 북한 핵 문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중국 매체에서는 보도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한미일 경도된 블록에 가담하는 것은 양국의 건설적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마치 훈시하듯이 시진핑이 한 말을 보도할 정도다. 

회담 내용 측면에서 한국에 보도된 내용 중 그나마 공통된 내용이라면 평화수호 하자는 원론적 얘기와 상호존중 하에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자 정도다. 한·중 회담 자체가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는 비현실적이었으며,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반성과 함께 중국과 대등 외교 출발점으로 삼는 심사숙고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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