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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잡아라”…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사활 걸었던 현대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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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이야기<21>] “삼성을 잡아라”…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사활 걸었던 현대전자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방증하듯 현대경제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아산이 일군 현대그룹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유통, 자재, 금융 등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 한국 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90년대 정몽헌 당시 현대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스카우트해 현대전자에도 몸 담았던 박광수 칼럼니스트가 올해 75주년을 맞은 현대그룹을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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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9.30

 

<21>현대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개발

이천시 부발면 부지 32.8만평 매입

1984년 7월 29일 반도체공장 완공

삼성전자 기흥단지보다 세달 늦어

 

후발주자로 각종 시행착오 겪어

천신만고 끝에 64KSRAM 개발 

성공 뛸듯이 기뻐한 정주영·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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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5월 29일 현대전자가 국내 최초 인공위성인 무궁화호 사업에 입찰하기 위해 Space Systems/Loral 社와 제휴를 맺고 있다. 제휴식에 참석한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왼쪽에서 세 번째) 회장과 정몽헌(왼쪽에서 네 번째) 회장. (제공: 현대그룹)

한국 경제계 최대 라이벌 기업인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극단적인 반대 의사를 물리치고 1983년 2월 23일 현대전자산업㈜를 설립한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초대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그러면서 의욕적으로 국내 삼성전자와 금성반도체 및 해외에서 근무 중인 최상의 기술 보유 전문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해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도 이천시 부발 면에 부지 32만 8000평을 매입하고, 공장허가를 신청했다. 또 주변 농민들의 반대를 협상해 해결하고,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정도 늦어진 1983년 10월 7일에 1차 반도체공장 착공에 들어가 반도체공장을 건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기흥단지 메모리공장보다는 석 달 정도 늦어진 1984년 7월 29일에 완공했다. 

‘빨리빨리’ 한국인 특유의 근로정신을 바탕으로 총력을 다 해 공사에 매진한 현대전자는 삼성보다 석 달 정도 늦은 9개월 만에 반도체공장을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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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 웨이퍼 이미지. (제공: 현대그룹)

◆삼성전자와 차별화한 64KSRAM 개발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전자 사업의 경우 현대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후발 기업이기 때문에 ‘핸디캡’ 아니고는 특별하게 부연 설명할 방법이 없다. 즉 반도체공장 건축은 다른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에 비해 공사 기간도 배로 소요됐고, 경쟁사의 반도체공장 설계를 현대그룹이 스스로 벤치마킹해 설계했다. 게다가 처음 지어보는 첨단산업 반도체공장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클린룸 클래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조차도 미 정립돼 있었으며 먼지, 습도, 진동, 지진, 온도 등에 대한 규격을 정확하게 지켜야만 됐기 때문에 건축 기간이 조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장을 완공하기 전 현대전자는 외부에서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해 급조된 조직이다 보니, 엔지니어들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았다. 삼성은 삼성맨끼리, 금성은 금성맨끼리, 해외 반도체회사는 별도로 뭉쳐서 반도체 개발에 대한 의견을 추출하니, 개발 목표에 대한 획일화된 의견이 부족했다.

그러자 당시 반도체사업 본부장인 천동우 부사장이 전체 조직의 핵심 멤버들을 모았고, 2박 3일간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모은 끝에 천 부사장이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렸다.

천 부사장은 “우리는 후발주자이지만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 모이신 여러분들이 합심해 개발한다면 누구의 도움이나 기술제휴 없이 우리 단독의 힘으로도 개발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최종 개발에 대한 보고서는 정주영 회장의 재가를 받고 본격적인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64KDRAM 반도체 개발에 집중해 마침내 1984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64KDRAM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자극받은 현대전자의 반도체 개발팀은 삼성전자와 차별화한 64KSRAM 개발에 착수했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인 산호세에 1984년 10월 기술습득 겸 파일롯트 생산을 위해 3000평의 공장을 세우고 사명도 HEA(Hyundai Electronic America)로 정한 현대전자는 이런 시설을 잘 활용했지만 반도체 개발과정이 쉽게 않았다.

천신만고 고생 끝에 1984년 12월 1차로 64KSRAM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반도체 메모리 개발의 성공 소식을 보고받은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대표는 한걸음으로 이천으로 달려와 크게 기뻐하면서 그동안 고생한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정주영 회장은 통 큰 격려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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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9.30

◆반도체, 8대 공정 거쳐 완성되는 첨단산업

반도체 공정은 설계된 마스크를 기반으로 8대 공정의 복잡한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 반도체 칩이 나오는 첨단산업이다.

1단계는 웨이퍼 제조 공정이다. 

이는 반도체 소자의 주재료이자 반도체 칩을 제조하기 위한 초석이다. 대부분 실리콘(SI) 단결정으로 구성된 얇은 원판을 실리콘 웨이퍼(Si Wafer)라고 부른다.

실리콘은 지구에서 산소 다음으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며,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래, 유리 등에도 실리콘이 들어 있다. 실리콘은 이런 규석, 모래와 같은 실리콘이 포함된 광물을 고순도로 정제해 만든다.

우선 Simens 공법이나 유동층 반응기 공법(FRB)을 이용해 고순도의 폴리실리콘을 얻은 다음 단결정 실리콘 기둥, 잉곳(Ingot)을 재조합한다. 잉곳 제조방식은 쵸크랄스키법과 부유대역법으로 나눈다. 그리고 잉곳의 연마, 절단, 세정 등의 공정을 거쳐야 웨이퍼가 나온다.

2단계는 산화공정이다. 실리콘 웨이퍼 표면을 산화시키어 실리콘 산화막(SiO2)을 형성하고, 이는 웨이퍼의 절연막이자 보호막 역할을 한다. 실리콘 산화막은 절연막 역할을 하면서 반도체회로 간의 누설전류를 차단할 수 있으며, 식각 방지 역할도 한다. 

산화막은 크게 건식산화와 습식산화로 나누는데 건식은 산소 기체만을 사용해 실리콘웨이퍼 표면을 산화시키며, 습식은 산소 기체와 수증기를 사용해 표면을 산화시킨다.

3단계는 포토 공정이다.

빛을 사용해 제조회사가 원하는 회로를 웨이퍼 위에 새기는 공정이다. 포토 공정은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를 골고루 도포(스핀코팅)와 소프트 베이킹(PR 내 용매제거 및 웨이퍼와 접착력 강화), 원하는 회로 패턴이 그려진 포토마스크(Photomask)를 웨이퍼 위에 올리고 빛을 비춘다. 여기에 Positive PR과 Negative PR은 빛을 안 받은 부분(마스크로 가려진 부분)이 제거된다.

그리고 디벨로퍼(Developer)로 잔존하는 PR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하드 베이킹으로 솔벤트 제거 및 PR의 결합력 강화(더 나아가면 PR로 만들어진 회로 패턴 위에 금속 증착 공정)를 한다. 

4단계는 식각공정이다. 웨이퍼 기판에 원하는 부분은 남기고,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는 공정이며, 크게 습식과 건식공정으로 나눈다. 습식 식각은 웨이퍼를 화학 용액에 담가서 원치 않는 부분을 제거하는 기술로 비교적 저렴하고 식각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미세 패턴 식각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으며, 건식 식각은 웨이퍼를 화학 기체와 반응시켜 원치 않는 부분을 제거하는 기술로 미세 패턴 내 식각이 탁월하지만, 식각 속도가 느리고 공정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다. 

5단계는 증착 및 이온주입 공정이다.

증착은 웨이퍼 위에 아주 얇은 박막을 입히는 공정이다. 증착 공정 과정을 통해 웨이퍼 위에 원하는 물질을 한 층씩 입힐 수가 있다. 따라서 공정은 크게 물리적 증착방식인  PVD(physical Vapor Deposition)와 화학기상 증착방식인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및 원자층 증착방식인 ALD(Atomic Layer Deposition)가 있다. 이온 주입(ion implantation)공정은 반도체에 전류가 흐르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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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현대그룹)

6단계는 금속 배선 공정이다.

반도체 칩은 전기적 신호를 통해 동작이 제어된다. 따라서 금속배선 공정은 반도체 칩에 전기가 통하도록 회로에 금속 배선을 연결하는 공정이다.

7단계는 EDS 공정이다.

EDS(Electrical Die Sorting)는 웨이퍼 위에 올려진 Die마다 전기적 특성 검사를 통해 각각의 Die들의 품질 확인하는 테스트공정이다. 8단계는 후가공 공정인 패키징 공정이다.

완성된 반도체 칩이 전자기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외부 환경(온도, 불순물,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포장하는 최종단계이다. 즉 스마트폰 속 기판이나, 컴퓨터 내부의 반도체칩들은 모두 위에 열거한 복잡한 공정 단계를 거치고, 반도체 칩 표면 위에 원하는 글자(예: 현대 64KSRAM)를 새겨야 최종적인 패키징 공정까지 마친 반도체 완성품이 탄생한다.

공정별로 비중을 나누면 식각 세정이 26%, 증착이 20%, 노광이 19%, 진단이 12%, 테스트 8%, 조립 8%, 기타가 7% 비중을 나타낸다.

참고로 마스크는 두 종류로 분리되는데 이 중 블랭크 마스크는 회로가 찍혀 있지 않은 빈 필름으로 반도체 회로 도화지로 부른다. 블랭크 마스크의 원재료는 쿼츠로 이를 사용해 블랭크 마스크를 만든다. 현재 블랭크 마스크는 거의 일본에서 수입해 반도체를 제조한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반도체 수익은 수율이 좌우한다.

즉 웨이퍼(현재는 12인치 이상)에서 양품의 Good Die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는 거의 99% 이상의 수율이 나오고 있으며, 마케팅 유통망과 직거래를 통해 판매가 잘되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반도체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정리=유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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