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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하게 나이 들어가는 여성은 아름답다
오피니언 칼럼

[최선생의 교단일기] 중후하게 나이 들어가는 여성은 아름답다

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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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아내를 비롯해 내 주변의 여성들도 대부분 50·60세대가 됐다. 막내 여동생마저 50대에 들어 선지 몇 년 됐으니 당연하다. 젊은 시절 아무리 고고하고 예쁜 여인이라 하더라도 50대를 넘기면 너무나 평범한 아주머니로 변하니 세상은 공평하다. 꼰대, 틀딱 소리를 듣는 막무가내 남성 중년을 만나면 내가 더 창피하다.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언행을 하는 중년 여성을 만나면 더 곤혹스럽다. 내·외면을 가꾸지 않고 아집대로 살아온 탓인지 상식이 안 통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후하게 나이 들어가는 여성을 보면 아름답다. 의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제 나이보다 5년 정도 젊어 보이게 사는 모습이 가장 멋져 보인다. 성형의 힘으로 과하게 동안인 여성은 오히려 추하게 보이니 안쓰럽다. 진한 화장과 화려한 드레스를 걸치고 입에서는 거친 말이 쏟아져 나오는 품위가 사라진 여성은 혐오의 대상이다. 외면만큼 내면을 가꿔야 중후함과 품격이 드러나는데 내면을 가꾸지 못한 탓이다.

퇴직 전 ITX로 출퇴근할 때 같은 기차에서 늘 만나는 직장 여성이 있었다. 들고 다니는 명품 가방이 매일 바뀌는 걸 보니 어림잡아 10개쯤 되는 듯했다. 매일 ‘가방 속에 있는 소지품을 꺼내서 다른 가방에 옮겨 담는 것도 큰 수고겠다’란 생각이 든다. 문제는 명품 가방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에 있다. 휴대폰 글자판을 소리 나게 설정해서 출근 시간 내내 글자판을 요란하게 두드려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 “글자판 좀 무음으로 해주세요”라고 한마디 했다 봉변을 당할 뻔했다. 명품 가방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사람이 명품이어야 한다.

인터넷에 회자하는 ‘50대 여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이야기는 중후하게 나이 들어가는 방법이라 공감이 간다. 여성이 시어머니가 되면서 삼가야 할 행동으로 며느리한테 “엄마처럼 편하게 생각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한다. 아무리 편해도 고부 관계가 모녀 관계가 되지 않는다. 며느리는 절대로 시어머니를 엄마처럼 생각할 수 없고, 그런 관계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만큼 어렵다. 친딸에게 엄마 노릇이나 제대로 해 대접받는 게 낫다.

‘며느리에게 카카오스토리 친구 신청하지 마라’는 말은 며느리의 SNS를 무관심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는 의미다. 요즘 카톡 프사는 멀티 프사로 4개까지 각기 다른 프사를 보이게 할 수 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프사에 집착하고 과하게 반응하면 프사가 보이지 않도록 설정해 영원히 차단당할 수 있다. 며느리의 사생활에 관심을 안 두는 게 최선이다.

손주에게 올인해 시간과 돈을 과하게 들이지 않는 게 현명하다. 아무리 잘 키워준다고 한들 부모만큼 키울 수 없다. 괜히 키우다 손주가 다치기라도 하면 자식과의 관계도 틀어진다. 무엇보다 중년에는 자신의 남은 인생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게 우선이다. 손주 키워주다 마음 다치고, 몸도 다쳐 병원 신세 지는 시어머니가 많다. 누구도 아픈 만큼 보상해주지 않는다.

중년이 돼도 마음은 젊은 시절과 똑같다. 그래도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본인만 느끼지 못하지 타인은 나이 든 걸 안다. ‘나는 남들에 비해 동안이야’라고 생각해도 세월에 장사 없다.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받는다고 놀라지 말라고 한다. 젊은이들 눈에는 그저 나이든 할머니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편하다.

여자가 50대가 되면 남편하고 산 날도 30년이 넘는다. 30년 넘게 자기 소신대로 살아온 남편의 잔소리로 바뀌지 않는다. 지금까지 못 고쳤으면 포기하고 내버려 둬라.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인정해주고 편하게 사는 게 최선이다. 잔소리로 고쳐질 사람이라면 남편이 아니고 내 편이다. 중년이 되면 남편보다 친구가 좋다고 하지만, 친구는 좋을 때만 친구다. 밖에서 남편 흉보고 욕해야 자신의 품격만 떨어지고 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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