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프란치스코 교황 “라자로 유흥식” 호명에⋯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 화답
종교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라자로 유흥식” 호명에⋯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 화답

유흥식 추기경 바티칸서 서임식
김수환 정진석 염수정 이어
한국 네 번째 추기경 탄생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 진행
진홍색 옷 입은 유 추기경
“라자로” 두 번째로 호명
모자·반지 받고 공식 활동
한국 첫 교황청 장관 출신
2014년 교황 방한 이끌기도
교황청-韓천주교 가교 기대

image
(왼쪽)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유흥식 추기경이 ‘비레타’를 수여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 하단) 교황이 추기경에게 반지를 건네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라자로 유흥식 아르키에피스코포(대주교)⋯.”

27일 오후 4(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71) 대주교가 가톨릭교회 추기경에 공식 임명됐다. 한국 천주교회가 시작된 지 240여년 만에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 추기경이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유 추기경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20명의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했다. 이로써 전 세계 추기경은 226, 유 추기경을 포함해 교황 선출권을 가진 만 80세 미만 추기경은 132명이 됐다.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저승의 세력도 교회를 이기지 못하리라.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리라.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추기경 서임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과 함께 마태복음 1618~19절 말씀의 내용을 담은 입당송(노래)으로 시작됐다. 예수가 시몬에게 베드로(반석)’라는 이름을 주는 내용으로 베드로는 12제자 중 한 사람으로 가톨릭 교회에서는 최초의 교황으로 불려진다. 성 베드로 대성당도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어진 서임식에서 교황은 새 추기경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선포했다. 새 추기경들은 한 명씩 교황 앞에 무릎을 꿇고 빨간색 비레타(세 개의 뿔이 있는 추기경 관모)’ 등을 받았다.

라자로 유흥식추기경은 두 번째로 호명됐다. 유 추기경은 이날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진홍색 수단(발꿈치까지 내려오는 성직자의 평상복) 위에 중백의(수단 위에 입는 흰옷)를 입고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두른 차림으로 교황 앞에 섰다.

image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70·오른쪽)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추기경의 상징인 빨간색 사제 각모(비레타)를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08.28

유 추기경은 이날 교황에게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작은 모자)와 비레타(세 개의 뿔이 있는 추기경 관모), 추기경 반지를 받아 완전한 추기경의 복장을 갖추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추기경 반지는 베드로의 후계자라 보는 교황과의 친교를 의미한다. 반지 안쪽에는 교황의 문장이 새겨있다.

교황은 이날 추기경 서임과 함께 신임 추기경들에게 로마의 성당 하나씩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하는 칙서도 전달했다. 칙서는 교황과 깊이 연대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유 추기경은 로마에 있는 제수 부온 파스토레 몬타뇰라(착한 목자 예수님 성당)’를 명의 본당으로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새 추기경들에게 추기경은 일상의 문제를 다룰 때나 권력자를 대할 때나 평범한 신자를 마주할 때나 언제나 똑같은 영적 불길로 교회를 사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추기경은 이날 서임식 후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교황님께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다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 韓 첫 교황청 장관... 유 추기경은 누구

교회법에 따르면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성직자 지위다. 교황을 보필해 교회를 원활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해 교황의 최고위 보좌관으로도 불린다. 전 세계 추기경이 소속된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이다.

유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회가 낳은 네 번째 추기경이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추기경은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한 후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으며 2003년 주교품을 받았다. 유 추기경은 지난해 6월 전 세계 사제 및 부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발탁돼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가톨릭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image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출국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모습. (출처:뉴시스)

당시 유 추기경의 능력과 서구 중심의 가톨릭 인맥에서 벗어나 개혁을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중이 들어간 파격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까이 지내는 소수의 한국인 성직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는 2014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코로나19 백신 기부 운동을 전폭 뒷받침하는 등 교황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해 8월 유 추기경의 주례로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진행된 한국 교회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미사에 백신 기부와 관련 주교님들께서 아낌없이 보여주신 사랑과 형제애에 저는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다면서 한국 지역교회의 모든 신자를 품에 안으며 저의 진심 어린 애정과 영적 친밀감을 전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번 유 추기경 서임으로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교회 간 소통이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은 이번 임명을 통해 유흥식 대주교가 성직자성 장관에 어울리는 명실상부한 지위와 명예를 갖게 됐다유 대주교가 한국 교회는 물론 세계가톨릭 교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하는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축하서한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내년 한-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양국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대한민국의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새롭게 임명된 추기경들이 교황님을 보좌하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작년 유흥식 추기경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신 데 이어 이번에 대한민국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하시니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기쁨을 함께한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