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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을에 - 이달균
오피니언 투고·기고

[마음이 머무는 詩] 다시 가을에 - 이달균

다시 가을에

이달균(1957 ~ )

 

또다시 늑대처럼

먼 길을 가야겠다.

 

사람을 줄이고

말수도 줄이고

 

이 가을,

외로움이란

얼마나 큰 스승이냐

 

[시평]

무더위도 이제 며칠이 남지 않았다. 입추가 지났고, 또 말복도 지나갔으니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시 가을을 맞이한다. 여름의 그 무더위와는 다르게 가을은 어쩐지 차분하기도 하고, 이 차분함이 지나쳐 외롭기까지 한 계절이다. 나무들은 서서히 내면 그득했던 물기를 버리고,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하늘은 더 푸르러 조금씩, 조금씩 우리의 시야로부터 멀리 달아나 버린다.

그래서 흔히 가을을 맞으면, 우리는 마치 외로운 들짐승 마냥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 누구와도 함께도 아닌, 혼자만이 먼 길을 떠나가야 하는, 그런 사람마냥 외롭고 또 쓸쓸한 계절, 머지않아 가을은 우리의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가을에는 왠지 만나는 사람들도 줄이고, 또 말수도 줄어드는, 자신만이 혼자 사색을 해야 하는 계절인 양 생각이 된다. 이러한 모습은 사람들을 한층 진중하고 진지함으로 몰아가므로, 그 내면을 보다 충만하게 성장시키는, 그런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 가을이 주는 외로움이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스승인가. 사람들로 하여금 번다한 일들을 스스로 줄이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 더 깊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그러므로 마음의 깊이를 더 하게 하는 계절이니 말이다. 이 마지막 무더위와 함께, 좀처럼 물러가지 않을 듯했던 무더위는 물러가고, 이내 곧 우리에게 ‘선선한 기운의 가을’이라는 새로운 계절이 다가올 것이다. 이렇듯 계절의 변화란 참으로 어길 수 없는 진리, 진리가 아니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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