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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라떼’ 근본적인 대책 시급하다
오피니언 칼럼

[환경칼럼] 낙동강 ‘녹조라떼’ 근본적인 대책 시급하다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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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녹조현상이라고 한다. 무더위 속에서 가뭄과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지는 자연현상이다. 그런데 올해 낙동강의 녹조가 예사롭지 않다.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매리 지역에 조류 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고, 심지어 강에서 떠내려온 녹조가 인근 논밭은 물론 바다가 만나는 길목인 다대포 해수욕장까지 뒤덮었다.

조류 경보 ‘경계’ 단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2차례 연속 ㎖당 1만개 이상이면 발령된다. 그런데 물금·매리 지점의 남조류 세포 수는 ㎖당 44만 7075개로, 조류 경보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농도가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은 최고 7.7ppb까지 치솟았다. 해당 물질의 먹는 물 감시 항목 지정 이후 최고 농도라고 한다. 어느 때보다 녹색이 짙어진 낙동강 물에 ‘녹조곤죽’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낙동강 상수원 전체를 따져 봐도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이렇게나 많이 검출된 건 물금·매리가 첫 사례라고 한다. 유해 남조류 세포가 두 차례 연속 10만개 넘게 검출되거나 14만 개를 돌파한 건 녹조 조사 기준을 정비한 2016년 이후 처음이고, 낙동강 상수원 구역 통틀어서 최대 발생량이라는 뜻이다. 녹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도 환경부 기준치를 3배 이상 뛰어넘는 것은 물론 2013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낙동강 상수원 검출량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참고로 마이크로시스틴(MCs)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이다. 녹조의 독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간 독성, 신경 독성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녹조는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경남 양산의 논에서도 확산됐다.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물을 양수장에서 끌어올려 농수로를 통해 논에 물을 대면서 논에까지 녹조가 확산한 것이다. 이러다가 녹조 독성물질이 쌀에서 검출될까 우려스럽다. 논까지 흘러간 낙동강 녹조가 농작물 안전까지 위협할 지경에 이르러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써야 할지조차도 걱정할 지경이라고 한다. 실제 낙동강 녹조 물로 재배한 상추에서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도 있으니 단순한 기우는 아니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 다대포 해수욕장도 녹조로 뒤덮여 입수가 금지됐다. 녹조로 다대포 해수욕장 입욕이 금지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대포 해수욕장 앞바다를 짙은 녹색 띠가 뒤덮었으며, 갯벌에서도 선명한 녹조 알갱이가 관측됐다. 해당 녹조 성분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당 38만 6000개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조류경보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다가 간질환을 유발하고 신경계에도 위해를 끼치는 독소 성분, 마이크로시스틴도 검출됐다.

녹조의 농도를 측정해 물놀이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경보 발령하는 친수구역(물놀이구역)은 전국에서 단 한 곳, 한강 서울 구간에만 설정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강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은 낙동강이나 다른 곳들은 최소한의 점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이 또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녹조 현상은 무더위와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은 자연현상의 하나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알다시피, 낙동강 수질은 부울경 주민들의 식수, 궁극에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가 없어서 언제까지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 대체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책을 마련할 것인지, 지역민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 전 환경단체가 대구 수돗물에서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환경부가 직접 조사에 착수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은 여전하다.

이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하루라도 빨리 낙동강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 강이 지닌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것이 가장 확실하면서도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고 곪아 터진 녹조 환경재난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물은 흘러야 한다. 이 만고불변의 진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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