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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게 - 이구락
오피니언 투고·기고

[마음이 머무는 詩] 사랑에게 - 이구락

사랑에게

이구락(1951 ~ )

 

지난 가을 낡은 폐선처럼 기울어진

저 연밭 가에

밤새 연당(蓮堂) 하나 지어 놓고

물속 깊이 발 담그고도

물에 젖지 않는

아, 연잎처럼 외롭고 싶다.

 

[시평]

사랑은 즐거움인가, 기쁨인가, 아니면 고통인가, 외로움인가. 아니 사랑은 즐거움만도 아니고, 기쁨만도 아니며, 더더구나 고통만도 아니고, 외로움만도 아니다. 이 모두가 아무러한 연관 없이 오고가며 교차되는 것에 아마도 사랑은 자리하고 있으리라.

그래서 사랑은 즐겁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이런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자신만의 오롯한 집을 지어놓고, 그 안에 들어앉아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있으리라.

그래서 연밭 가, 폐선처럼 기울어진 연꽃뭉치에 작은 집 ‘연당’ 하나를 지어놓고, 그 안에서 오직 ‘사랑’하는 사람에의 그 ‘사랑’ 하나만을 생각하며, 그래서 물속 깊이 발을 담그고도, 결코 물에 젖지 않는, 그런 연잎 마냥 외롭고 싶은 것이 바로 사랑을 지닌, 그 사람의 마음 아니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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