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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불검으로 뭐를 싹둑?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종교 기자수첩

[기자수첩] 예수님의 불검으로 뭐를 싹둑?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최로 열린 ‘통합을 위한 2022년 신년하례예배’에서 참석자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최로 열린 ‘통합을 위한 2022년 신년하례예배’에서 참석자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0

예배 기도서 “목을 싹둑”
성직자 과격 언행 도 넘어
종교 선한영향력 보여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오는 3월달의 대통령 선거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바라옵고 원하는 것은 권모술수를 쓰는 자 거짓말하는 자들은 예수님의 불검으로 모가지를 ‘싹둑싹둑’ 자르시고 청렴하고 정직한 자들을 이 땅에 세워주시옵소서!”

2022년 1월 10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 통합과 화합을 논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년하례예배 대표기도에 나선 공동회장 김모 목사가 단상에 올랐다. 마이크 앞에 선 그가 대통령 선거와 관련 원색적인 표현을 쏟아냈고 그의 말에 단상 아래 예배 참석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 기도 내용이 흘러나오자 예배에 참석한 일부 관계자들의 동공이 흔들리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말 괜찮나’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듣는 기자마저 ‘아니, 이게 목사님 입에도 나와도 되는 말이라고?’하며 순간 귀를 의심했으니 말이다.

모가지를 싹둑싹둑 잘라달라는 표현은 받아들이기에 매우 거북한 표현이다. 더군다나 ‘신의 문’이라는 성직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더더욱이다.

우리 사회에서 성직자의 막말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개탄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종교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도 직결된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보수·우파에서 선지자처럼 여겨졌던 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당시 설교나 집회를 열고 색깔론을 설파하며 “문재인 개XX” “문재인은 짐승” 등 욕설과 막말 등을 수도 없이 내뱉어 대중의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하나님 사표내시고 나랑 바꾸자” 등 그저 농담(?)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실로 어려운 발언을 해 교인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했다. 

그 결과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에게 막말과 욕설을 한 전 목사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으며 교인들 사이에서는 ‘전 목사의 목사직을 박탈하라’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당시 한 교인은 “전 목사가 멀쩡한 교인들을 다 욕 먹이고 있다”며 “막말 설교를 하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분을 내기도 했다.

물론 모든 종교인이나 성직자들이 막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의 문제지만 종교계 전체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는 데 심각함이 있다. 몇몇 종교인의 행태가 보여주는 섬뜩한 저주행위와 정치적인 발언, 타종교를 향한 비방과 욕설은 신의 사람이라고 보기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종교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종교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떻게 하면 신의 뜻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본지가 신년을 맞아 진행한 종교 인식 설문조사에서 적지 않은 시민들은 종교인들이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종교가 그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마음은 거룩한데 행실이 더러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목사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성경, 그 신약성경 마태복음 16장 20절에도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사랑과 평화의 가치를 설파해야 할 종교인의 입에서 폭력과 저주의 말이 나오는 것은 진정한 종교인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

“온유와 겸손을 겸비한 리더, 상대방을 포용하며 그들의 마음도 땅도 얻을 수 있는 부드러운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 같은 바람은 비단 대선후보에 국한된 게 아닐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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