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한 줌의 도덕 - 임동확
오피니언 투고·기고

[마음이 머무는 詩] 한 줌의 도덕 - 임동확

한 줌의 도덕

임동확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던 도중 중간 휴게소였던가
사막을 길게 가로지르는 도로 한 켠의 수로를 파기 위해,
단 한 명의 인부가 허리 굽힌 채 연신 곡괭이질 해대고,
단 한 명의 감독관이 그걸 바짝 감시하는 풍경과 마주친
어느 여성시인이 버스에 올라타려다 그만 펑펑 울음을 쏟아냈다

 

 

[시평]

타클라마칸 사막은 세계 최대의 모래사막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 타림 분지 중앙에 있으며, 북쪽은 톈산산맥(天山山脈), 남쪽은 쿤룬산맥(崑崙山脈), 서쪽은 파미르 고원 등 높은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고, 동쪽은 습한 로프노르 호로 이어진다.

사막은 막막하다. 숨이 막힐 듯한 열기와 불어오는 흙바람은 참으로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한다. 특히 타클라마칸 사막은 전체가 사구(砂丘)로 이어져 있고, 흐트러지기 쉬운 충적토와 함께 매우 불규칙적으로 부는 바람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무수히 모래바람이 날리며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곳에도 사람이 산다. 물을 끌어오고, 길을 내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사막을 길게 가로지르는 도로 한 켠의 수로를 파기 위해, 단 한 명의 인부가 허리 굽힌 채 연신 곡괭이질 해대고, 단 한 명의 감독관이 그걸 바짝 감시를 하는 풍경. 어쩌면 사막보다 더 삭막한 풍경이 아니겠는가.

땅을 파는 자와 땅을 파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 이렇듯 차별화로 인한 억압과 지배는 인류 역사상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왔다. 신분에 의해, 빈부에 의해, 피부색에 의해 차별의 억압과 지배는 우리의 일상이 된 지 오래이다. 막막한 사막을 모두 파야만이 할 듯, 엎드려 땅을 파는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감독하는 또 한 사람. 어쩌면 인류는 한 줌의 도덕도 지키지 못하는 삶을 오랜 동안, 이렇듯 영위해 온 지도 모른다. 막막한 사막과 같은 우리네 삶 속에.

윤석산(尹錫山) 시인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