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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영 시인 “대부분 시가 내 이야기, 사나 죽으나 시인으로”
문화 출판·문학 인터뷰

[詩와 사람] 강전영 시인 “대부분 시가 내 이야기, 사나 죽으나 시인으로”

▲ 서울 동대문구 밀리오레 6층 한 켠에서 액세서리 가게 ‘어린왕자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는 강전영 시인. 그는 최근 10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만신창이 인생사 겪고 더욱 단단해져, 딸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빠
10번째 시집 출간… “대중과 소통·공감, 상처 보듬는 진실한 시”


“제가 쓴 시는 대부분이 제 이야기입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시인으로 살고 싶어요.”

자신의 천직이 시인이라고 말하는 강전영(45) 시인은 벌써 10번째 시집을 출간한다. 현재 서울 동대문구 밀리오레 6층 한 켠에서 모자, 티셔츠, 인형 등 각종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는 그는 주유소 아르바이트부터 식당조리사, 대리운전, 보안업체 근무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고, 개인 사업도 여럿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노숙자 생활도 해보고, 심지어 극단적인 결심으로 죽음에 이를 뻔도 했으며, 또 결혼생활 5년 만에 이혼하는 등 인생의 쓴잔을 제대로 맛봤다.

온통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이유는 자신을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18세의 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시인은 국어교사인 아버지와 시인 외삼촌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서정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늘 사전 보는 습관과 원고지 쓰는 방법부터 배워 현재까지도 그렇게 늘 자신을 훈련시킨다.

문학적으로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그는 20대 초반 자살을 시도한다. 힘든 학창시절이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가 써지지 않는 문학적 고뇌, 게다가 아버지와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그저 젊은 나이에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단 생각에 스스로 목숨까지 끊을 극단적인 결심을 하고 만다.

그는 “술을 엄청 마시고 나서 수면제 여러 알을 복용하고 병원까지 실려 갔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술이 수면제와 상극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술 때문에 살았던 것”이라며 아찔했던 당시 순간을 회상했다.

▲ 강전영 시인은 가게에 있는 동안에도 책을 보며 시어를 생각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를 계기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그는 이후 비록 인생의 쓴잔은 맛봤어도 더는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강 시인에게 요즘 살아가는 힘은 그의 딸이다.

그가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딸에게 자신의 모습이 떳떳치 못한 것 같아 직업을 숨겼는데, 딸이 지나가다 우연히 강 시인의 모습을 몰래 발견했다. 그리고 딸이 그의 책상에 편지 한 통을 남겼다. 편지에는 그의 딸이 “아버지가 어떤 직업이든 상관없이 나는 아버지를 가장 자랑스러워 할 거야”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감동을 받은 강 시인은 그 이후로는 딸과 친구처럼, 또는 애인처럼 허물없이 지내게 됐다. 그는 “이전에는 내 자신을 위해 시를 썼지만, 그 일 이후 이제는 딸아이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며 딸이 자신의 삶의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또한 딸 덕분에 시를 포장하지 않고 과장되지 않게 있는 그대로 진실 되게 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의 딸은 장래희망이 가수인 한창 꿈 많은 사춘기 소녀임에도 아빠의 든든한 조력자다.

강 시인은 얼마 전 자신의 생일에 지방에 있는 딸이 일부러 올라와서 미역국을 끓여주고 갔다고 자랑했다. 강해 보여도 여지없는 ‘딸바보’ 아빠였다. 종종 딸과 그 친구들을 데리고 노래방도 가고 드라이브도 시켜준다고 한다. 그는 “이런 아빠가 어디 있겠냐”며 스스로 딸바보를 자처했다.

비교적 많지 않은 나이에 인생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그것이 그가 쓰는 시의 소재가 되고 모티브가 됐다. 이로 인해 그는 벌써 10번째 시집을 내게 됐고, 버린 시까지 합치면 자작시가 2000편은 된다.

강 시인의 이러한 점이 시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스승이 되고 있고, 실제 그에게 거쳐 간 제자가 100명 가까이 되는데 그중 절반이 등단했을 정도다. 그는 자신보다 제자들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다. 베스트셀러나 책이 잘 팔리길 희망하고 썼으면 시를 못 썼을 것”이라면서 “가끔은 내가 넉넉한 집안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아마도 지금과 같은 시를 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해 그간 겪어왔던 힘든 시간과 환경들이 더 좋은 시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연적인 요소였던 것으로 여겼다.

강 시인은 또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행하며 사진 찍는 것을 즐긴다. 이유는 사진을 보며 그 순간을 추억하면서 시어를 여기서 뽑는다는 것. 그는 “시어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강 시인은 티셔츠와 손수건에도 자신의 시를 입혀 판매한다. 자신의 시가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삶의 윤활유처럼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 강전영 시인은 손수건에 자신의 시를 넣어 판매하기도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0번째 시집 ‘기다리지 않아도 그 사람이다(현대시선)’를 출간한 강 시인은 “이번 시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나 자신에서 확고한 나로 돌아온 것, 곧 조금 더 성숙해진 시라 할 수 있다”며 “나 혼자만의 시가 아닌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상처를 보듬어 주는 시로 읽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기다리지 않아도 그 사람이다 1
-강전영-

우리 어디서 본 적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낯설지 않은 이름 석 자

우리 어디서 본적이 있을까
알듯 말듯
당신이 좋아요 오늘처럼 어제도
내일도 당신이 좋아요

우리 어디서 본적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그 사람
당신을 사랑합니다.

▲ 강전영 열 번째 詩集 ‘기다리지 않아도 그 사람이다’ 표지 (사진제공: 현대시선)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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